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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

전지구화 인류학 - 초국주의

by seawworld 2024.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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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모든 국가의 대도시에서는 맥도날드나 스타벅스를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다국적기업의 상품과 서비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은 전지구화의 대표적 사례이다. 또 다른 차원에서 전지구화는 문화와 인간의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상호연결되는 것을 뜻한다. 한국의 음식이나 드라마, 가요 등이 세계 곳곳에서 소비되는 현상을 지칭하는 한류가 한 사례이다. 그러나 전지구화에는 세계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분절과 반동적 저항, 파편화도 포함된다.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 사이의 지중해와 유럽 인근 해안선에서는 아프리카 중동 분쟁지역에서 유럽으로 이주하려는 '난민'들이 하루에도 수백 명씩 죽는다. 이처럼 전지구화는 단순하거나 일방적이지 않고 매우 복합적인 방향으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지구화에 대한 주류 연구가 경제, 금융, 정치, 사회가 어떻게 전지구화되는지를 거시적인 측면에서 관심을 가졌다면, 인류학은 인간의 행위주체성(human agency)과 개인들의 일상적 실천의 측면에서 개개인들이 어떻게 전지구적 현상들과 상호관계를 맺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Inda and Rosaldo 2002: 5). 즉 전지구화 인류학은 전지구적인 것(global)과 지역적인 것(local)의 상호연결에 주목하여 특정 지역이나 장소에서 전지구화가 진행되는 맥락을 분석하고자 한다. 전지구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의 상호연결에는 중재, 타협, 매개, 저항 등 개개인의 다양한 실천이 존재한다. 르웰렌(Lewellen 2002)에 따르면 전지구화 인류학은 크게 개발, 정체성, 이주, 글로벌-로컬(global-local)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전지구화에 대한 정의부터 살펴보면, 전지구화의 정의는 매우 다양하나 인류학적 관점에서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전지구적 확산과 교통·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한 금융, 무역, 사상, 문화 사람의 흐름(flows) 혹은 이동이 증가하는 것, 그리고 이에 대한 지역적, 국지적인 적응, 대응, 저항을 전지구화라고 본다(Lewellen 2002: 7-8). 전지구화는 영어 globalization의 번역어지, '글로벌화', '세계화' 등이 번역어나 유의어로 사용된다. 또한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 다문화화(multiculturalization), 초국화(transnationalism) 등도 혼용되며 동질화(homogenization), 신자유주의화(neoliberalization) 등의 개념과도 긴밀한 관계에 있다. 이처럼 다양한 개념들이 사용되는 것은 빠르고 복잡하게 변동하는 현실을 다방면으로 관찰하고 설명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개념들을 체계적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포르테스(Portes 2001; Vertovec 2009: 29)에 따르면, '국제적'은 국가 간의 행위나 프로그램에 사용되며, '다국적'은 기업이나 종교단체가 복수의 국가에서 행하는 대규모 조직적 행위를 가리키며, 가장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초국적'은 '비제도적인 행위자들이 가입하고 유지하며, 이들이 국경을 넘나드는 개인들의 네트워크나 그룹을 조직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전지구화 인류학은 이 중 초국주의(transnationalism)에 주목하여 초국적 개개인들의 행위주체성과 다양한 실천을 연구하고 있다. 버토벡(Vertovec 2009)에 의하면 초국주의에 대한 담론과 연구는 사회 형태론(social morphology), 의식의 유형(type of consciousness), 문화 재생산 양식(site of cultural reproduction), 자본의 통로(avenue of capital), 정치적 개입의 장(site of cultural reproduction), '장소' 또는 지역성의 (재)구성([re]construction of 'place' or locality)이라는 여섯 가지 특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여섯 가지 특징은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으며, 모두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한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사회 형태론의 측면에서 초국주의는 여러 종류의 네트워크 형태로 이해된다. 이산집단 또는 본국 밖에서 살고 있는 민족집단을 의미하는 디아스포라(diaspora)와 같은 사회적 관계의 네트워크가 가장 많이 논의된다. 또한 통신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전 세계가 일상적으로 상호연결됨에 따라 초국주의가 SNS와 같은 통신 네트워크 형태로 이해되기도 한다. 초국주의는 의식의 유형 측면에서, 이중 또는 다중 정체성을 가능하게 하는 의식의 한 유형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의식은 거주국 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본국 사회에 두거나 동시에 한 국가 이상을 자신의 정체성과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거주국에 살면서 본국과의 연대와 연결을 당연시하는 이주민과 디아스포라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문화 재생산의 측면에서 초국주의는 크레올화(creolization), 브리콜라주(bricolage), 문화번역(cultural translation), 혼종성(hybridity) 등으로 설명될 수 있다. 패션, 음악, 텔레비전 드라마 등에서 여러 국적, 특히 미국의 대중문화 요소들이 혼재되어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초국주의는 초국적 기업(TNC)과 자본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 초국적 기업은 세계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이들의 원래의 국적은 대부분 희미해진 것으로 전제된다. 많은 초국적 기업이 전 세계적인 기아, 에너지, 균형 발전 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초국주의는 여러 국가, 나아가 전 세계에 영향을 주는 정치적 개입의 장으로도 여겨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후변화와 핵발전소 문제로, 이산화탄소 배출이나 핵폐기물 처리 문제는 한 나라 안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인식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초국적 정치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초국주의는 '장소' 또는 지역성의 (재)구성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일부 사람들은 오늘날 인간의 이동이나 텔레커뮤니케이션, 인터넷 등이 매우 활발해지며 초지역적(translocal)인 판단이 가능해지면서 사람들과 공간의 관계가 변화하였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이처럼 초국주의는 크게 여섯 가지 특징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글로벌 이주를 통한 이주민 초국주의(migrant transnationalism)는 이 여섯 가지 특징을 모두 포함한다. 따라서 글로벌 이주는 전지구화 인류학의 주요 연구 주제가 된다. 인류학자들은 전지구화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려 하기보다는 급속도로 전지구화가 진행되며 변하는 삶의 조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서의 실천에 집중한다. 나아가 인류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전지구화의 모순으로 인한 갈등을 축소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공동작업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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